재미없으면 No! – ‘펀슈머(Fun+Consumer)’를 자처하는 Z세대의 놀이형 소비 내용으로 오늘 소개해드릴려고 합니다
재미가 곧 가치다: 펀슈머 트렌드의 탄생
Z세대는 ‘재미’를 중요한 소비 기준 중 하나로 삼는다. 이들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서, 그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펀슈머(Fun + Consumer)’다. 제품이나 브랜드가 재미있지 않으면, 그저 가격이나 품질만으로는 선택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Z세대가 이토록 재미를 중시하게 된 배경에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성장이 있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짧고 강렬한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이들은, 짧은 시간에 재미를 느끼고 만족하는 경험을 반복하며 자라왔다. 이런 경험은 곧 브랜드나 상품을 선택할 때도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재미 요소’를 기준으로 삼게 만든다.
또한 Z세대는 브랜드와의 관계에서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인 참여자가 되고 싶어 한다. 재미있는 소비는 곧 브랜드와의 ‘교감’이자 ‘놀이’로 받아들여지며, 자연스럽게 팬심과 충성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펀슈머는 단순한 즐거움 추구가 아닌, 소비자 중심의 브랜드 경험을 요구하는 새로운 태도라고 볼 수 있다.
Z세대가 소비하는 '놀이'의 방식들
Z세대의 놀이형 소비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제품 자체가 재밌거나, 소비 과정이 독특하거나, 혹은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경험이 색다를수록 이들의 마음을 끈다.
(1) 랜덤박스와 뽑기형 소비
Z세대는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즐긴다. 대표적인 예가 랜덤박스, 캡슐토이, 포토카드 뽑기 등의 형태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은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긴장감과 기대감을 준다. 이 과정 자체가 재미의 요소가 되고, 결과물은 또래와의 소통 소재로 이어진다.
이런 소비 방식은 단순히 상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과 감정의 소비에 가깝다. 그래서 어떤 물건이 나왔는지 공유하고, 교환하거나 재도전하는 재미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2) 한정판, 컬래버, 굿즈 소비
Z세대는 한정판이나 브랜드 협업(콜라보) 제품에 강한 반응을 보인다. 특히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유명인, 게임 등과 연계된 콜라보 굿즈는 일종의 '팬심'과 '놀이'가 결합된 형태의 소비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특정 기간 동안만 제공하는 콜라보 메뉴를 구매하고 스티커를 수집하거나, 좋아하는 브랜드의 굿즈를 모으는 행위는 단순한 소비가 아닌 정체성 표현과 문화 참여의 방식이 된다. 이들은 굿즈 자체보다 그것을 얻는 경험과 공유하는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둔다.
(3) 브랜드 참여형 챌린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서는 브랜드가 주도하는 챌린지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된다. 제품을 활용한 댄스 챌린지, 언박싱 챌린지, DIY 콘텐츠 등 브랜드와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경험은 Z세대에게 큰 재미로 다가온다.
이러한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브랜드 콘텐츠의 공동 제작자(co-creator)가 된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 참여하거나, 나만의 창의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면서 놀이형 소비가 자연스럽게 확산된다.
놀이형 소비가 만드는 새로운 브랜드 생태계
Z세대의 펀슈머 트렌드는 브랜드에게도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이제 브랜드는 단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재미있는 경험을 설계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1) 상품이 아닌 ‘스토리와 체험’을 판다
브랜드는 제품보다 경험 중심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브랜드 체험존, 굿즈 패키지 등은 단순히 판매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Z세대가 재미를 느끼고 공유할 수 있는 무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명 커피 브랜드는 한정판 텀블러와 음료를 출시하면서 스탬프 미션을 통해 고객이 매장을 ‘순례’하게 만들고, 브랜드 굿즈를 모으게 한다. 이처럼 ‘놀이와 미션’을 접목한 마케팅은 구매를 하나의 놀이 과정으로 전환시킨다.
(2) 제품 속 ‘위트’와 ‘감성’이 경쟁력
Z세대는 브랜드가 보여주는 위트와 센스에 열광한다. 제품명이나 패키지 디자인에서 유쾌함이 느껴지면 그 자체로 호감이 생긴다. 작은 메시지, 재미있는 설명서, 감성적인 포장 등은 Z세대에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한다.
단순히 기능적인 우수함보다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으며,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재미 요소는 곧 선택의 기준이 된다.
(3) 커뮤니티 중심의 소비 문화
Z세대는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연결되고 싶어하는 성향이 강하다. 브랜드가 제공한 놀이형 소비 경험은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하고, 입소문과 자발적 확산을 유도한다.
예를 들어, 한정판 굿즈를 모으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거나, 챌린지 콘텐츠를 함께 제작하며 공감대를 쌓는 모습은 놀이형 소비가 하나의 문화와 공동체로 발전하는 현상이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를 넘어선 경험 중심의 팬덤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
Z세대는 단지 ‘사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을 소비한다. 이들은 펀슈머로서 제품이 주는 재미와 감정의 경험에 가치를 부여하며, 소비 자체를 하나의 놀이 문화로 끌어올리고 있다.
브랜드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물건을 파는 조직이 아닌, 경험을 설계하고 재미를 제공하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Z세대가 말하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소비 철학이자 관계 방식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